아를 카미유의 9번 병렬 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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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집으로 이사 왔습니다. 공지

뭐... 계기를 말씀드릴 생각은 없습니다만은, 아무튼 네. 얼음집 공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서브 도메인 네임을 찾지 못해 결국 LPT9라는 엄한(...) 이름을 쓰고 말았습니다.
(2016. 12. 19 수정) 1년만에 와서 갑작스럽게 티스토리에 폭탄이 터졌기 때문에, 앞으로 블로그를 계속한다면 여기를 본진으로 쓸 예정입니다.

마작 이야기... 4년이나 공백이 있었음에도 아직 봐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올해 내로는 5편을 올리는 걸 목표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아...

이 공지 글은 방명록으로도 기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잡담은 여기보다는 트위터(@ArleCamille)에서 하긴 하지만, 블로그에 남기고 싶은데 딱히 특정한 포스팅에 연관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글에 댓글로 달아 주세요. 물론, 특정 포스팅과 관련 있는 댓글을 다실 경우 짤없이 삭제합니다. (그냥 그 포스팅 가서 달아주세요 ㅠㅠ)

프로필 아이콘은 んがょぺ씨의 프리 아이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레이무를 다운받기가 귀찮아서 일단 하드에 있는 모찌를 썼습니다. 주소는 http://www.pixiv.net/member_illust.php?mode=medium&illust_id=45270282입니다.

[아를과 마작 배우기] 5. 어머 이건 쏘여야 해 마작

지난 시간에는


 무려 4년 넘게 지나서야 인사를 드리는군요. 면목이 없습니다. 아를카미유입니다. 지난 시간까지 했던 모든 것들을 이용하면 하나의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답답할 것입니다. 완성은커녕 완성 직전까지 가지도 못한 채로 게임을 끝내는 경우가 많은가하면, 한 장만 있으면 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한 장을 다른 사람이 버려버리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이번 시간부터는 답답하지 않게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던 승리 조건에 몇 가지를 덧붙일 것입니다.

이런 패에서 탈출해봅시다
(출처: 교차로 교통체증의 주범, 꼬리물기)

내 문 앞은 깨끗하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승리 조건은 사실 승리 조건 중 일부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내가 배운 게 거짓말이라니 이 무슨...
(원 출처 불명)

 사실 마작에서 승리하려면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1. 완성된 패가 정해진 형태-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도합 네 개의 슌쯔, 커쯔 및 캉쯔, 그리고 뚜이쯔 하나-를 만족시킨다.
  2. 완성된 패가 하나 이상의 역의 조건을 만족시킨다.

 무언가 지난 시간에 배웠던 승리 조건과는 위화감이 들면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완성된 패가 도합 네 개의 슌쯔 및 커쯔, 그리고 뚜이쯔 하나를 만족시킨다”고만 했었죠. 여기에 2번의 조건이 추가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여러분은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무시무시한 역 하나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계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문전청자모화(먼첸칭츠모허, 멘젠칭쯔모호), 줄여서 멘젠 쯔모라고들 호칭하는 역입니다. 문전청자모화의 조건은,

  • 남에게 받아온 패가 없으면서, ("문전청"=문전이 깨끗하다/문전이 비었다/멘젠 상태)
  • 마지막 완성패까지 쯔모로 가져올 것. ("자모화"=쯔모 화료)

의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이 복잡한 조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족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의 강좌에서 여러분에게 이 두 가지 조건을 깰 만한 동작을 가르쳐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고작 문전청자모화 하나만 가지고는 이 험난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말로는 “리치 마작”이라고도 불리우는 일본 마작의 제일 대중적인 승리 조건을 가르쳐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겁니다, 이거! 이게 드디어 이 강좌에서!
(咲-Saki- 중. 픽쳐 매직 제작, 코바야시 리츠 원작.)

역과 판수

 "역"이란, 완성한 패로 이길 수 있게 하는 모양이나 상황의 조건입니다. 14장의 패를 완성했다고 해도 이 역이 존재하지 않으면, 이겼다고 선언해도 오히려 자신이 반칙패합니다.

 모든 역에는 "판수"라는 것이 붙어 있습니다. 이 “판수”는 패의 모양을 점수로 정산할 때 쓰는 큰 단위입니다. 작은 단위인 부수와 판수가 구체적으로 점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나중에 시간을 들여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판수가 커질수록 감당할 수 없이 비싸진다고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목표마다 달성 포인트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비노기 영웅전 중. 데브캣 스튜디오 제작, 넥슨 배포. 스크린샷 1차 출처는 디스이즈게임 카이 열렙을 위한 속전속결 스토리 진행법 중.)

 여러분이 지금까지 구사해오셨던 문전청자모화와 앞으로 설명할 리치는 모두 1판 역입니다. 1판 역들의 거의 공통적인 특징은 싸지만 그만큼 기초적이고 만들기 쉽다는 것입니다.1 이는 문전청자모화와 리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상 리치 마작에서 주춧돌에 해당하는 기본적인 역 두 개죠.

손을 뻗다

 이번에 추가로 설명할 승리 조건, 아니 “역”은 바로 “리치”입니다. 리치란, 자신이 남의 패를 받아오지 않고2 텐파이 상황일 때, 패를 버리면서 이름과 똑같이 "리치"라고 선언한 뒤 작탁의 자기 앞 자리에 1000점을 공탁하고 그 뒤로 손패를 바꾸지 않고 이기면 성립되는 1판짜리 역입니다. 이 때 버리는 패는 리치를 선언한 시점을 표시하기 위해 가로로 눕혀서 버립니다. 또, 손패를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리치 선언시에 버린 패 이후로 쯔모한 패는 이기는 데 사용하거나, 버리거나 둘 중 하나의 행동만 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스크린샷은 온라인 마작 게임 天鳳의 실제 대국 장면에서 캡처했습니다. 스크린샷 사용에 허가해주신 나머지 대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다음 순에 쯔모할 패가 없다면 리치를 선언할 수 없습니다. 즉, 리치 선언을 위해 패를 버린 시점에서 남은 패가 왕패3를 제외하고 4장, 왕패를 포함하면 18장 이상 남아 있어야 합니다.

 리치라는 이름이 무슨 뜻이고 어디서 왔는지는 논란이 좀 많은 사안입니다. 저는 영단어 reach, 그 중에서도 동사형으로 “닿다, 도달하다”라는 뜻을 가진 쪽을 따온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텐파이밖에 없을 때 손을 뻗어서 역 하나를 더 노리는 셈이 되지요.

조, 조금만 더 뻗으면 대박이 내 손에!
(이미지 원 출처 불명)

손만 뻗었는데 일확천금

 리치가 강력한 이유는, 손패만 완성되어 있으면 바로 선언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일 쉬우면서도 생각보다 제약이 많은 것이 리치이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그 리스크에 상응하는 보너스가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또한, 문전청자모화에도 적용되는 사안이지만, 리치는 기본적으로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13장까지는 만들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거듭 말씀드린 문전청자모화와 같이 남의 힘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 수 있는 역들이 줄줄이 따라오기 쉽습니다. 몇 가지만 여기서 잠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주렁주렁
(출처: 추자수협굴비 장대 실속상품 2호)

 그 첫 번째가 오로지 리치 상태에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역인 "일발"입니다. 일발은 리치를 건 다음 쯔모를 통해, 혹은 다음 쯔모가 있기 전 남의 패를 이용해서 이기면 추가되는 한 판짜리 역입니다.

 두 번째로, 리치 상태는 스스로 패를 모았다는 것을 함의하기 때문에, 완성패를 쯔모하면 우리가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승리 조건인 문전청자모화가 자동으로 성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쯔모로 이긴다면 사실상 리치, 문전청자모화의 두 판을 성립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치 상태에서 이기면 보너스패 밑에 있는 숨은 패까지 보너스패로 취급합니다. 하지만 보너스패에 관한 룰을 아직 배우지 못했으니, 여기에 대한 것은 잠시 잊어도 좋습니다.

석양이 진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하게 역을 만들었는데 남이 보란듯이 이기는 데 필요한 패를 던져버리면 어떨까요? 이제까지 문전청자모화만 알고 있었을 때는 그러면 속이 터지겠지만, 문전청자모화 외에도 리치를 알고 있으니 이제 그러면 독박을 씌워서 이길 수 있습니다.

 패가 문전청자모화 이외의 족보를 성립시키는 경우에는 자신이 텐파이 상태일 때 이기는 데 필요한 패를 누군가가 버린다면, 그 패를 지목하고 "(혹은 , 롱)"을 외치고 패를 공개하는 것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그 뒤, 쯔모를 했을 때와 같이 자기 몫의 손패를 앞으로 엎어 모든 사람에게 보이도록 공개합니다.

 우리가 배운 유일한 역인 리치와 합치면 이런 그림이 나오게 됩니다.

이 스크린샷은 온라인 마작 게임 天鳳의 실제 대국 장면에서 캡처했습니다. 스크린샷 사용에 허가해주신 나머지 대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쯔모로 날 때에 비해, 룽으로 날 때는 그 패를 버린 사람에게 점수를 독박을 씌워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룽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룽을 한 쪽은 당한 사람을 "직격시켰다"고, 혹은 "쐈다"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자기가 룽을 당한 쪽이라면 "직격당했다", 혹은 "쏘였다고 표현하죠.

이 분 사실 룽 마스터
(Overwatch 중.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작 및 배포. 1차 출처: Overwatch Wikia McCree 항목.)

AT 필드

 인생만사 공격만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빈털터리가 되지 않기 위해 방어도 해야 하는 법입니다. 방어를 하려면 상대에게 필요 없는 패를 버려야겠죠? 일단 상대가 패를 버린 공간, 비유적으로는 상대의 (한자로는 河, 물 하)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런 건 보통 버린 놈에겐 귀중품이 아닙니다
(출처: 영암농협 뒤쪽 주차장 쓰레기 무단투기 ‘눈살’)

 그런데 문제가 한 가지 생각납니다. 만일 상대가 나를 낚기 위해서 강에다가 귀중한 패를 버린 거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렇게 된다면 미끼를 강에다가 던져 놓고서 편리하게 저격하면 되는 플레이가 성행할텐데?

 다행히도, 이런 상황을 리치 마작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리치 마작에서는 자신이 버린 패를 써서 이길 수 있다면 룽이 불가능하다는, "후리텐"이라는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리텐을 한자로 쓰면 振聽-떨칠 진에 들을 청-으로, 떨쳐진 텐파이가 됩니다. 사정이 있어서 텐파이임에도 이기는 걸 포기했다는 이야기죠. 다만 이름과는 다르게 쯔모로 이기는 건 가능하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안전지대
(그라디우스 II - 고퍼의 야망 중.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제작 및 배포. 이미지 1차 출처: Gradius Homeworld의 스레드 중.)

 주의할 점이라면, 자신이 버린 패로는 룽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버린 패를 써서 이길 수 있다면 룽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굉장히 쓰라리게 돌아올 수가 있습니다. 예로 아래와 같은 패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패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패는 (백)과 (발)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백을 버린 적이 있다고 해 봅시다. 전자와 같이 자신이 버린 패로는 룽을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발로는 어쨌든 룽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이렇게 되면 발마저 묶여서 쯔모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자신이 버린 패를 써서 이길 수 있다면 룽을 할 수 없기에, 백을 써서 이길 수 있었으므로 발까지 덤터기로 묶이게 되는 것입니다.

줘도 못 먹으면

 후리텐에 걸리는 경우가 꼭 자신이 버리는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룽을 할 수 있는 패를 버렸는데도 받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역이 없어서? 쏴버리면 파산으로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더 점수가 높은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줘도 못 먹은 거나, 굳이 필요 없다고 버린 것이나 거의 비슷해 보이지 않으십니까?

줘도 못먹는 건 네 책임이다
(동명의 서적. 오광섭 저, 한국문서선교회 발행. 1994. 1차 출처: 얼바인사랑의교회-에버그린북카페)

 짐작하셨다시피, 이 경우도 후리텐이 성립합니다. 즉, 한 번 룽을 건너뛰었다면, 다시 쯔모를 하기 전까지는 룽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 후리텐이 두 종류가 됐는데, 앞에서 소개한 게임 끝날 때까지 못 먹는 후리텐은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쭉 가기 때문에 "영구적 후리텐"이라 부르게 되고, 지금 소개드리는 쯔모하면 풀리는 후리텐은 "일시적 후리텐"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Overwatch 중.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작 및 배포. 1차 출처: 라인하르트는 Overwatch - Reinhardt Guide - HAMMER DOWN! (Tips and Advice); 아나는 Overwatch’s Ana Can Stun You So Hard You Quit Playing)

 일시적 후리텐이 쯔모를 하면 풀리는 이유는, 사실 의도는 '패가 바뀌어서 이제서 룽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 인정해주는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대국자가 그거 하나 확인하려고 남의 손패를 까볼 수는 없죠. 그래서 정말로 엄밀하게 하고 싶으면 쯔모한 패가 속에 들어갔는지 바로 손에서 나갔는지4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엄밀하게 따지면 게임이 피곤해집니다. 결국 그래서 귀찮은 절차 없이 일단 쯔모를 하면 이런 후리텐은 확정적으로 풀어주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리치를 걸었을 때는 패가 바뀔 수 없다는 것이 확정이기 때문에, 일시적 후리텐도 놓치지 않고 바로 영구적 후리텐과 동급으로 취급합니다. 이 방법으로 영구적으로 걸린 후리텐은 별개로 "리치 후리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놈 봐라, 리치인데 패가 바뀌어부렀어?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영화 "타짜" 중. 허영만·김세영 원작, 최동훈 감독, CJ 엔터테인먼트 배포. 1차 출처: 동작그만, 밑장빼기냐?)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당부 말씀이 있다면, 리치는 모든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리치가 이런 완전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Goodsmile Company의 Ultimate Madoka 스케일 피규어 예시 사진)

 방금 전까지 전능한 역으로서 리치를 설명했습니다만, 리치에 존재하는 크나큰 약점을 한 마디로 설명한 것이, 만화 및 애니메이션 아카기 ~어둠에 춤추듯 내려온 천재~에 나오는 이 명대사입니다.

(투패전설 아카기 ~어둠에 춤추듯 내려온 천재~ 중. 후쿠모토 노부유키 원작, MADHOUSE 제작.)

 확실히 역이 없는 상황에서도 역을 창조할 수 있을 정도로 잠재력이 높고, 이후에 따라오는 보너스 역들까지 감안하면 화력도 높은 강력한 역이 바로 리치입니다. 그러나, 리치의 약점은 리치에 따라오는 단 두 가지의 제약 조건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드러납니다.

  • 리치를 선언하려면 텐파이 상태여야 합니다. 즉, 리치를 선언한 시점에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냅니다.
  • 리치를 선언한 후에는 패 구성을 바꿀 수 없습니다. 즉, 쯔모한 패를 버리면 자신에게 룽이 들어올 것을 알고 있어도, 그 패를 버려야만 합니다.

 요약하면, 리치는 공격 하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 유리검입니다.

리치를 잘못 건 대국자의 말로......는 아닐 것입니다. 아마......?
(그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법 중. 촌장 작.)

 물론 지금이야 무기고에 리치 하나밖에 없으니 수틀리면 그것을 써야죠. 하지만 마작에 대해 배우면 배우게 될 수록 리치 이외에도 파괴적인 무기들, 아니 역들이 늘어날 것이고, 점점 리치를 거는 데 있어서 신중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장담하는 바입니다.

아무 것도 아는게 없어서 리치라도 일단 써야 하는 지금의 여러분. 이 상태에서는 천재를 범부로 만들고 뭐고 리치를 써야만 합니다.
(출처: The party's over for ravers looking to takeover Kingsbridge Armory)
하지만 모든 역을 마스터하고 난 뒤 이 상태의 여러분이라면 이 말을 새겨둬야 할 날이 올 것입니다.
(출처: http://kingofwallpapers.com/armory.html)

요약 정리

 지금까지 다루었던 내용들을 모두 요약하면 이렇게 됩니다.

  • 완성패를 가져와도 이기려면 사실 이라 불리는 조건들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한다. 역은 패를 완성시킨 상황이나 그 모양에 대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다.
  • 3회에서 다루었던 승리 방법은 사실 문전청자모화, 혹은 멘젠 쯔모라는 역을 만족시킨다. 이는 남의 패를 가져오지 않고 완성패까지 쯔모로 가져오면 자동으로 성립하는 역이다.
  • 텐파이 상태에서 남의 패를 가져온 적이 없으며, 자신이 쯔모할 수 있는 패가 남았을 때 점수봉 1000점을 공탁하고 리치를 선언하는 것으로, 그 국에서 이기면 리치라는 역이 확정적으로 추가된다. 리치를 선언할 때 버린 패는 구별을 위해 가로로 타패한다. 단, 리치를 선언한 상태에서는 손패를 바꿀 수 없으며, 달리 말하면 리치 선언 이후로 쯔모한 패는 모두 버리거나 그것을 써서 이기거나 택일해야 한다.
  • 앞에서 서술한 리치를 포함하여 역이 있는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완성패를 버렸을 경우 "룽"을 선언해 그 패로 이길 수 있다. 이 경우, 점수는 대상이 혼자 지불한다. 전술한 역들 중 문전청자모화와는 조건 때문에 겹칠 수 없다.
  • 룽을 할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이는 룽을 할 수 있는 상대에 대해 다른 대국자에게 확실한 방어를 보장하는 규칙으로, 후리텐이라고 한다.
    • 영구적 후리텐: 완성패 중에 자신이 버린 패가 있다면 룽이 불가능하다.
    • 일시적 후리텐: 한 번 룽을 건너뛰었다면 다시 쯔모하기 전까지 룽이 불가능하다. 다만 쯔모를 했다면 패가 바뀌었는지 바뀌지 않았는지 알 수 없기에 다시 룽이 가능해진다.
    • 리치 후리텐: 일시적 후리텐의 해제에 대한 예외로, 리치를 걸었다면 그 시점에서는 패를 바꿀 수 없으므로 일시적 후리텐이 다시 쯔모해도 풀리지 않는다.

다음 시간에는

 어라? 저 사람들은 텐파이가 아닌데도 남의 패를 잘만 써먹고 있군요. 게다가 빠르기까지 하네요. 게다가 이 쪽도 이상합니다. 같은 리치인데 뭔가 많이 아픕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사람들의 비밀병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야 하는 한 판짜리 역 평화일배구를 소개하며, 남의 힘을 빌려도 이길 수 있는 역패단요구도 소개합니다. 또, 이 역패와 단요구를 위해 남의 패를 받아오는 방법,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면해야 하는, 마작의 점수 체계라는 거대한 괴물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거의"라 표현한 이유는, 같은 1판역에 사기대마왕의 주요 스킬인 "영상개화"와 같이, 심하게 운이 필요한 역들이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돌아가기)
  2. 지금은 남의 패를 가져오는 경우가 없습니다만, 다음 시간에 곧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알려드립니다. (돌아가기)
  3. 지난번에도 설명했습니다만, 왕패는 미리 떼어 놓은 7줄 14장의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는 패들입니다. (돌아가기)
  4. 이렇게 쯔모한 패를 패와 합쳐보지 않고 바로 버리는 것을 '쯔모 버리기'라고 합니다. 일본어인 '쯔모기리'라고 호칭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리치를 걸었다면 무조건 해야 하는 행동 둘 중 하나를 간단하게 요약하는 말이기도 하죠. (돌아가기)

[아를과 마작 배우기] 4.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네 마작

지난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는 마작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거기서 말씀드린 방법은 한 "라운드", 그러니까 한 ""을 끝내는 방법이었지 한 "게임"을 끝내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결판이 나지 않은 상태나 난 상태로 라운드가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타임 오버든 더블 K.O든 아직 한 세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The King of Fighters XIII 중, SNK PLAYMORE사 제작 및 배급.)

라운드 종료

 한 국이 끝났다면 텐파이인 사람에게 축의금을 전달하거나(노텐 벌부라고 합니다), 이긴 사람에게 점수를 각각 전달하는 것으로 그 국을 완전히 마무리짓습니다. 그리고 나서 할 일은 무엇이냐고요? 무엇이긴요, 패를 다시 섞고 패산을 다시 쌓는 것이죠. 그런데 잠깐, 뭔가 빼놓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어이, 나도 좀 끼워 줘!

 그렇습니다. 부모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가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것이죠. 본장 표시 마크는 게임 진행 상황현재의 부모를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현재의 부모"도 곧 게임 진행 상황을 나타냅니다. 왜일까요?

9회 말 공격

 마작의 국 구성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계실 야구를 먼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야구에서는 9회의 "이닝"에 걸쳐서 양 팀이 각각 공수를 교대하면서 라운드가 바뀝니다. 편의상 "A"팀과 "B"팀의 경기라 하겠습니다.

이닝1회2회3회4회5회6회~
라운드A 공격B 공격A 공격B 공격A 공격B 공격A 공격B 공격A 공격B 공격......

 보시다시피, 9회(공간의 문제로 여기에는 5회까지만 나와 있지만)까지의 이닝에서 A가 공격권을 가지는 라운드와 B가 공격권을 가지는 라운드가 반복됨으로써 게임의 승부를 내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마작은 어떨까요? 위의 표와 같은 형식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회전동장남장서장북장
1국2국3국4국1국2국3국4국1국2국3국4국1국2국3국4국

 회전은 "세트" 혹은 "이닝"에 대응하고, 국은 라운드에 대응합니다. 공간의 문제로 위에서는 정식으로 적지 못했지만, X장의 Y국은 X Y국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동장의 3국은 "동 3국", 서장의 2국은 "서 2국"입니다. 또 국이 바뀔 때마다 선공권 즉 부모가 바뀌게 되는데, 마작에서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선공권을 바꿀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뀝니다. 즉, 동 1국에서 부모였던 사람이 동 2국에서는 자기 아랫집에게 부모를 넘겨주게 됩니다. 이렇게 넘겨준 부모는 남 1국에서 다시 돌아오죠. 같은 원리로 동 3국에 부모를 했던 사람도 남 3국에 다시 부모를 하게 됩니다. 이 네 회전을 모두 수행하는 일장전에서는 기가의 윗집이 부모를 하게 되는 북 4국이 종료되면 모든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연장전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일본 마작에서는 여러 가지 규칙들이 본토인 중국의 마작에 비해 달라졌기 때문에 한 가지 룰이 더 생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연장전입니다. 물론 마작의 발원지는 중국이고, 중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에 비해 딱히 가지는 어드밴티지가 없기 때문에 부모가 이기든 지든 비기든 부모로서의 권리를 '연장'시켜줄 필요가 없었으니 국표마장이라면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부모에게나 자식에게나 룰은 평등합니다.
(소재지 불명. 1차 출처: Eric Gerlach씨의 블로그)

 하지만 리치 마작에서는 다릅니다. 리치 마작에서는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 명백한 어드밴티지를 한 가지 가지는데, 그것은 바로 이겼을 때 받는 점수가 자식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이 패를 부모가 완성하면 7700점인 반면, 자식이 완성하면 5200점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국표마장처럼 부모가 뭘 하든간에 그냥 부모가 아랫집에 넘어가버리면, 억울한 케이스가 생겨버립니다. 누구는 만들기 힘든 패를 만들어서 원래 받아야 할 32000점보다 많은 48000점을 가져간 채로 부모를 마감하는데, 자신은 고작 700점 받아야 할 것을 1000점 받는 선에서 부모가 끝난다니, 뭔가 불공평하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롯데카드 배포. 나머지 저작권 관계는 불명)

 이런 부조리함을 막기 위해서 리치 마작에서는 연장전이라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조건을 만족하면 부모는 넘어가지 않고 패만 갈아서 그 국을 다시 이어 가는 것이죠. 이렇게 다시 이어갈 경우에는 얼마나 국을 더 끌었는지 알아야 하므로 "X Y국 Z본장" 형식으로 표기합니다. X는 회전(동, 남, 서, 북), Y는 현재 국(1, 2, 3, 4), 그리고 Z는 연장한 횟수입니다. 0본장, 즉 처음 그 국을 시작하는 경우는 표기하지 않고 "X Y국"으로 그대로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남장에서 동 1국 때 남가였던 사람(매 2국에서 부모)이 부모인 채로 두 번째의 연장전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남 2국 2본장"이 됩니다. 이 때 온라인 마작에서는 자동으로 표기해 주니 상관 없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본장수를 표기하기 위해 그 국의 부모가 그 만큼의 100점봉을 자기 앞에 꺼내놓아 본장수를 표시합니다.

 연장전은 당연히 부모가 "점수를 더 받아갈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만들었으니 다음과 같은 상황에 발생합니다.

  • 부모가 이겼을 때.
  • 부모가 텐파이인 채로 유국이 되었을 때.
  • 이외에도 연장되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설명하지 않음.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연장전이 발생하지 않고, 본장 수는 0으로 돌리고 부모는 아랫집에 넘어갑니다.

  • 자식이 이겼을 때.
  • 부모가 대국의 진행을 방해할 정도로 중대한 반칙을 범했을 때.1
  • 이외에도 연장 없이 부모가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설명하지 않음.

 조금 특이한 상황도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가 노텐인 채로 유국일 때입니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부모는 줬는데도 권리를 활용 못 한 셈이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부모는 일단 넘어갑니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본장 수의 처리인데, 본장 수는 부모가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하나 쌓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동 2국 1본장에서 부모가 노텐인 채로 유국되면, 동 3국 2본장이 되는 것이죠. 이는 비록 부모는 바뀌었지만 지난 국에서 결판을 내지 못했으니 이번 국은 지난 국의 완결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한 가지 상황은 자식이 중대한 반칙을 범했을 때입니다. 이 때는 연장도 발생하지 않지만 부모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즉 사실상 해당 국을 다시 시작하는 셈인 것입니다.

너무 힘들어요 ;ㅅ;

 이렇게 연장전을 도입한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연장전을 도입하고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버립니다. 연장전이 있는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니까 너무 게임이 루즈해진다는 것이 그것이죠. 연장전이 없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6국을 진행하면 게임이 끝납니다만, 연장전이 있다면 넷이 모여서 16국을 치게 될지, 20국 정도를 치게 될지, 심지어는 32국 정도를 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도대체 몇 국을 치고 끝날지는 모르지만, 원래 마작의 템포보다 훨씬 늘어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돼버립니다.
(출처: 6.2m 대왕 오징어 잡히다)

 그래서 리치 마작을 치는 사람들은 이렇게 동장부터 북장까지를 모두 뛰는 "일장전"은 거의 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리치 마작에서 게임 길이의 표준으로 채용한 것은 동 1국부터 남 4국까지를, 즉 일전의 을 뛰는 "반장전"입니다. (장과 장을 뛴다고 하여 동남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보통 반장전을 하게 되면 숙련된 사람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미숙련자라도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면 한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반장전을 치게 될 경우 "9회 말 공격" 장에서 썼던 표는...

회전동장남장
동 1국동 2국동 3국동 4국남 1국남 2국남 3국남 4국

 ......위와 같이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성질이 급한 사람들도 있고, 또 시간이 애매할 때는 반장전을 제대로 치기가 참 난감하기 때문에 반장전에서 더 줄여서 동장전을 하기도 합니다. (짐작하시다시피 동 1국부터 동 4국까지의 동장만 칩니다.) 동풍전이라고도 하죠.

회전(동장)
동 1국동 2국동 3국동 4국

 극단적인 경우로는 동 1국에 결판을 내는 일국전이 있기는 합니다만 작룡문 Mobile 이외의 용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All Last

 그 대국의 마지막 국(일장전이라면 북 4국, 반장전이라면 남 4국, 동풍전이라면 동 4국)은 대국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특별히 "All last"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오라스"라고 합니다. 문법적으로 더럽게 용납이 안 되는 영어지만 그래도 외우긴 쉽습니다. 굳이 오라스를 다른 국과 구분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곧 있으면 게임이 끝난다는 사실 자체만도 구경꾼과 치는 사람 모두에게 주의 환기가 됩니다.
  • 보통 점수 계산이 귀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라스에 들어가기 전에는 점수를 미리 계산해 놓습니다. 이는 아래 이유와도 직결됩니다.
  • 만일 오라스에서 부모가 1등인 채로 연장이 발생할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부모는 연장하는 대신 게임 종료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세 번째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부모가 1등이 아닌 채로 나서 게임을 종료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오라스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연장이 발생해서 전부 마지막이라고 오라스라고 했는데 오라스 1본장, 오라스 2본장, 오라스 3본장...... 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도 없진 않습니다만.

콜드 게임

 물론 세상 만사 다 뜻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이겨보려고 이겨보려고 아무리 발악을 해도 이기기는커녕 압도적인 열세로 경기를 마감하게 되는 경우가 다른 스포츠에도 있습니다. 야구에서는 이 경우 무한히 경기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콜드 게임(called game)이라는 규정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쿄의 참극.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 vs. 일본 대표팀 경기 중.)

 마작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정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기량의 차이나 엄청난 강운과 최악의 타패의 조합(예를 들면 누군가가 64000점짜리 패로 올라서 부모가 32000점을 내어줄 점수가 없다든지)이 이루어지면 점수를 지불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붓토비, 혹은 들통이라고 합니다.

 사실 앞에서 콜드 게임 운운을 했지만, 마작에서의 붓토비는 엄밀히 말하면 파산에 가깝습니다. 더 이상 점수를 지불할 수 없으니 그냥 게임을 끝내버린다는 것이죠. 어찌 보면 잔인하지만, 점수봉이 없는걸 어쩌겠습니까.

아...... 빠른 파산요......
(원 출처 불명)

서입

 동남전이라면 보통 상식적으로 서장은 들어가지 않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끔 예외적으로 오라스에서 부모가 이기거나 텐파이하지 못했는데도 국이 끝나지 않고 그대로 서 1국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서입이라고 합니다. 이는 대국에서 넘어야 할 점수 허들로 "반환점"을 제시한 경우로, 예를 들어 시작 점수는 25000점이지만 반환점이 30000점이라면 오라스에서 1등이 30000점을 넘지 못했을 경우 그대로 서 1국에 들어가서 대국을 계속 진행합니다. 이 상태로 서 4국까지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30000점을 넘으면 그대로 게임을 종료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북장으로 들어가는 북입은 보통 하지 않습니다.

요약 정리

 지금까지 다루었던 내용들을 모두 요약하면 이렇게 됩니다.

  • 마작에서 하나의 대국(게임)은 여러 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국의 진행은 지난 시간에 다루었던 것과 같다.
  • 한 대국에서 네 국씩을 묶어서 진행 순서대로 동장, 남장, (서장, 북장)으로 호칭한다. 각 장의 각 국은 1국, 2국, 3국, 4국으로 호칭한다. 각 국을 부를 때는 장 이름과 국 이름을 합쳐 "남 3국"과 같은 식으로 부른다.
  • 국이 끝날 때마다 부모는 바뀐다. 예외적으로 부모가 텐파이인 채로 유국이거나 부모가 이기면 국은 연장된다. 연장 횟수는 국 이름 옆에 "X본장"을 붙여 구분한다. 예를 들어 2번 연장이 있었다면 "남 3국 2본장"과 같은 식이다.
  • 누군가가 이겨서 부모가 바뀐다면 본장 수는 초기화된다. 그렇지 않고 유국으로 부모가 바뀐다면 국 수와 본장 수가 같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동 2국에서 부모의 노텐으로 유국되면 동 3국 1본장이 된다.
  • 리치 마작의 게임 길이로는 주로 동장과 남장을 치는 반장전과 동장만을 치는 동풍전이 선호된다.
  • 그 대국의 원칙적인 마지막 국은 오라스라고 호칭한다. 이는 주의를 환기하기 위함이며, 또 오라스에서 부모가 연장할 조건을 만족시켰지만 1등일 경우 대국을 그대로 종료할 수 있다.
  • 만약 동남전에서 한 사람이라도 넘어야 할 점수인 반환점이 제시된 경우, 한 사람도 반환점을 넘지 못했다면 대국은 오라스를 넘어 서장에 들어가며, 이는 서입이라 한다. 서입하였을 경우 누군가가 반환점을 넘긴다면 그대로 대국은 종료된다.
  • 반대로 누군가에게 점수가 청구되었지만 그 점수를 지불할 수 없는 경우가 된 경우, 즉 그 점수를 지불하면 점수가 음수가 되는 경우는 들통 혹은 붓토비가 되어 대국이 조기 종료된다.

 헥헥... 글로 써놓고 보니 많이 길군요.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다음 편에는 티스토리에 연재하지 않았던 분량을 쓰게 되었습니다! 점수가 늘지 않아 고민이십니까? 남이 자신의 대기패를 버려서 속이 쓰리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는 거기에 대한 해결책이 생길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판을 키우는 방법인 리치와 남의 패로 이기는 방법인 (롱, )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도 "리~치!"하고 외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咲-Saki- 중. 픽쳐 매직 제작, 코바야시 리츠 원작.)


  1.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로 심각한 반칙을 "충화"라고 하는데, 부모가 충화를 저질렀어도 자식이 충화를 저질렀을 때와 같이 그냥 국을 처음으로 돌리는 선에서 끝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면 "부모가 충화를 범했을 때, 부모는 넘어갑니까?"라고 물어보시면 되겠습니다. (돌아가기)

[아를과 마작 배우기] 3. 먹고 맞추고 고민하고 버리고 마작

지난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는 마작에 존재하는 패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천성이라도 할 것이 아니라면 패의 종류만을 알고 있는 것은 어차피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패를 이용해서 마작을 진행하는 대강의 흐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작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고 모두 마작은 아닙니다
(출처: Mahjong Titans 인게임 스크린샷. Microsoft 배포.)

시작합시다

 네 명이 일단 모여서 게임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을 하기 위한 사각의 탁자나 전동작탁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넷이서 어떻게 앉는 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대로 앉으면 되지 않냐고 하실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마작에서는 개개인이 앉는 자리가 곧 플레이 순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작에서 마음대로 자리에 앉겠다고 하는 것은 모노폴리와 같은 보드게임에서 자기 마음대로 시작하는 순서를 정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모노폴리에서 가위바위보나 주사위의 눈으로 먼저 하는 사람을 정하는 것처럼, 마작에서도 자리를 정함으로써 먼저 하는 사람을 정해야 합니다.

 잠시 뜬금없어 보이는 말씀을 드리자면, 패에 관해 설명할 때 말씀드렸듯이, 마작에서는 방위를 "동서남북"이 아닌 "동남서북"으로 읽는다 하였습니다.1 방위는 각 패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각자가 앉을 자리와 그 자리에 턴이 돌아오는 순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즉, "동" 자리에 앉는 사람 다음에 "남" 자리에 앉는 사람이, 다음에는 "서" 자리에 앉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북" 자리에 앉는 사람이 턴을 진행하고 다시 "동" 자리로 턴이 돌아옴으로써 한 바퀴를 돌게 되고, 이는 자리에도 반영되어 동-남-서-북 순서대로 바퀴를 돌도록 자리에 앉게 됩니다.

일단 백문이 불여일견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개발/배포: NC Japan)

 긴 말로 설명드리는 것보다는 위 사진을 보시는 것이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운 좋게 제가 "동" 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 다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남", "서", "북" 자리에 해당하는 사람이 앉습니다. 방위 순서가 시계 반대 방향이 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작의 진행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로그램 마작을 치실거면 자리 정하기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끝입니다. 자리는 프로그램에서 다 정해주고, 여러분은 거기에 맞춰서 게임을 시작하면 끝이니까요. 그러니 "천봉"이나 "작룡문" 등으로 마작에 입문하시려는 분은 여기를 패스하시고 뒷부분 설명으로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실물로 마작을 치려면 자리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자리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보통 쓰이는 방법 세 가지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약식: 패를 이용해서 그대로 결정한다

    이 소제목을 보시기 전부터 "동, 남, 서, 북이 각각 자리를 나타낸다면, 그냥 거기에 해당하는 패를 뽑아서 자리를 정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예리하시군요. 약식으로 자리를 정하는 방법으로는, 거기서 끝이 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풍패 중 "동", "남", "서", "북"을 한 장씩 뽑아서 엎어 놓고, 넷 중 한 사람이 그것을 잘 섞어 줍니다. 그 뒤 섞은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이 한 장씩 뽑고, 섞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뽑습니다. (섞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뽑는 이유는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뒤 "동"을 뽑은 사람이 원하는 자리에 앉고, "남"을 뽑은 사람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다음 순서에, "서"를 뽑은 사람이 그 다음 순서에, 그리고 "북"을 뽑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은 자리에 앉습니다. 게임은 "동"에 앉은 사람이 먼저 시작합니다.

  • 가위바위보나 주사위 등을 사용한다

    아주 드물지만 가위바위보로 서열을 정한다든지,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수 순서대로 한다든지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일 결과가 좋았던 사람이 마음대로 앉아 그것을 동 자리로 하고, 그 다음 사람이 남 자리에 앉고, 그 다음 사람은 서 자리에, 제일 결과가 나빴던 사람은 남은 한 자리인 북 자리에 앉는 식으로요.

  • 전통적인 방식

    네, 제일 복잡한 방식을 설명드리게 되었습니다. 위의 두 규칙이 아주 간단한데도 불구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마작을 칠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패를 뽑아서 자리를 결정할 경우, 간혹 패의 뒷면에 미리 새겨놓은 무늬나 찍어놓은 점 등을 보고 패를 식별2할 수 있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자기가 앉을 자리를 정할 수 있고, 주사위를 굴려서 자리를 결정할 경우 동점이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사위와 패를 같이 이용하면 된다고 누군가가 생각을 했고, 이에 따라 현재 마작에서 자리를 정하는 것은 대부분 앞으로 설명드릴 방식에 의해서 정합니다.

    일단 약식으로 할 때와 같이 "동", "남", "서", "북"을 뽑고 해당하는 자리에 앉는 것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동"을 뽑은 사람이 정말로 먼저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다시 육면체 주사위 두 개를 굴립니다. 그 자신을 1(하지만 주사위 두 개로 이 눈은 나올 수 없습니다), 다음 순서를 2, 그 다음 순서를 3, 마지막 사람을 4, 다시 자신을 5, 이런 식으로 해서 주사위에서 나온 숫자가 가리키는 사람이 새로 "동"이 되어 실행합니다.

    9 이후는 없지만 그러려니 해주세요. 의지의 차이 ;ㅅ;
    그리고 뭔가 뒤에서 설명할 내용도 같이 있지만 착각입니다.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 필자가 Adobe Photoshop과 Adobe Illustrator를 이용하여 편집)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동"이 된 사람이 다시 주사위를 굴려서 그렇게 정해진 "동"을 최종적으로 동 자리로 확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동가가 되었다고 바로 좋아하지는 맙시다.

잠시 쉬어가며 용어 정리

 사실 앞에서 설명한 "자리를 정하는 과정"은 동남서북을 제외하고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에 확실히 전달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문장이 번잡하고 서술이 쓸데없이 길었다는 생각이 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서술이 게임 과정 설명에서까지 계속되면 설명이 오히려 복잡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각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어떻게 부르는 지 대강의 용어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

 마작에서는 각 플레이어를 각 '집'으로 호칭합니다. 그러므로 "동" 자리에 앉은 사람은 '동쪽 집', "남" 자리에 앉은 사람은 '남쪽 집' 등으로 호칭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 순서대로 '동쪽 집', '남쪽 집', '서쪽 집', '북쪽 집'으로 호칭하는데, 보통은 여기서 더 줄여서 한자로 '동가', '남가', '서가', '북가'라고 호칭합니다.

내가 남들을 부를 때

 일일히 다른 플레이어들을 동가니 남가니 하는 식으로 호칭하기는 매우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이 글에서는 설명하지 않겠지만, 게임이 나아감에 따라 자신의 동남서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을 편하게 부르기 위해서 자신의 바로 전에 하는 사람을 윗집 혹은 '상가', 바로 뒤에 하는 사람을 아랫집 혹은 '하가', 마주보는 사람을 '대면'이라고 합니다. 상가와 하가는 뭐 "위쪽/아래쪽 집"이라는 뜻이고, 대면은 말 그대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는 뜻이죠. (대면 집을 줄여서 "대가"라고 하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식

 마작에서는 단순히 자신이 먼저 하는지 아닌지도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 됩니다. 나중에 받는 점수와 관련이 있거든요. 그러므로 그 판에서 제일 먼저 하는 사람, 즉 그 판의 동쪽 집을 따로 '부모'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통틀어서 '자식'이라 부릅니다. 보통은 여기서 더 줄여서 '친'(아버지라는 뜻)과 '자'(아들 자)로 호칭하며, 간혹 친을 일본식 발음으로 '오야'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합시다.

한 방에 설명하기

 위에서 나온 내용들을 한 방에 요약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됩니다.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 필자가 Adobe Photoshop을 이용하여 편집)

"기가"

 첫 판의 부모는 따로 '기가'라고 호칭합니다. 마작패를 설명할 때 게임 진행 상황을 표시하는 마크도 설명드린 바 있을텐데요, 이것은 게임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그 판의 부모가 아닌 기가 쪽에 놓아 둡니다.

이 녀석은 東(동)이 앞으로 보이도록 첫 부모 자리 앞에 놓습니다. 이게 있는 집이 기가입니다.

패산 쌓기

 이제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빼먹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게임에 사용될 패의 준비입니다. 마작에서 사용하는 패는 카드와 같이 하나의 덱으로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136장의 패를 두 줄로 쌓은 17단씩 각 집의 앞에 놓음으로써 준비합니다. 마작에서 사용하는 패를 모두 늘어놓고 정성스럽게 섞은 뒤 각 사람이 정확히 34장의 패를 가져와서 17장씩 앞면이 보이지 않게 두 줄로 쌓고, 앞으로 밀어서 패 줄들이 정사각형을 이루도록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쌓은 패의 줄들을 패산, 마작성 혹은 이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쌓으시면 됩니다.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개발/배포: NC Japan)

 요즈음에는 이렇게 패를 쌓는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전동 작탁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그냥 패를 쌓는 단추를 눌러 주시고 테이블 위에 나와 있을 다른 패들을 중앙의 빈틈에 쓸어넣으시면 됩니다.

패 나눠주기(배패)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바로 "배패"라고도 불리는, 각자의 패를 나눠주는 과정입니다. 부모가 주사위를 굴려 어느 쪽 사람이 패산을 가를 지 결정합니다. 선을 정할 때와 같이 1이 자기 자신, 2가 하가, 이렇게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명된 사람이 다시 주사위를 굴려 오른쪽에서 몇 줄의 패를 분리할 지 결정합니다. 그 사람은 주사위에서 나온 눈만큼의 줄을 오른쪽으로 뗍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주사위를 첫 번째로 굴려서 6이 나왔다면 남쪽 집(1과 5와 9가 부모이므로 6은 부모의 하가인 남가입니다)에서 패를 떼야 하고, 남쪽 집에서 다시 주사위를 굴려 7이 나왔다면 오른쪽에서 7줄의 패, 즉 14장의 패를 떼어놓습니다. 다만, 요즘에는 첫 번째 주사위와 두 번째 주사위를 통합해서 굴려서 같은 값을 쓰는 경우가 더 많으니 참고하세요. 이렇게 패를 떼었다면, 패를 뗀 곳에서 뗀 사람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더미의 오른쪽 끝부터 시계 방향으로 두 줄씩, 즉 네 장씩 부모부터 게임을 하는 순서대로(즉 사람 순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패를 가져갑니다. 이렇게 네 장씩 가져가는 것을 세 바퀴를 돈 뒤, 마지막으로 한 장씩 패를 가져갑니다. 한 장씩 가져갈 때도 역시 시계 방향으로 가져가되, 이 때는 두 단이 쌓여 있다면 위에 있는 패를 먼저 가져갑니다.

예를 들자면 위 사진과 같습니다.

 각 집에서 이렇게 패를 열세 장씩 가져가고 정리를 끝마쳤다면, 게임을 시작해도 됩니다.

패 정리는 어떻게 하는가?

 패 정리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초보자일 때는 이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저도 아직 쓰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패를 받았다고 해 봅시다.

 일단 자패를 한 쪽에 모두 몰아넣고, 수패는 다른 쪽에 몰아넣습니다.서로 같은 종류의 수패는 한 곳에 모이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만수패-통수패-삭수패 순서대로 정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패만 오른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만수는 만수끼리, 삭수는 삭수끼리, 통수는 통수끼리 정렬했습니다.

 수패는 오름차순 혹은 내림차순으로 정리합니다. 자패는 같은 종류끼리 모아놓습니다. 정렬 순서는 상관 없지만, 되도록이면 풍패와 역패는 분리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완료. 수패를 오름차순으로 정렬까지 했습니다. 여기서는 자패를 같은 종류끼리 모을 필요는 없었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리하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이것은 실제로 패 사이를 서로 벌려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해 주시라는 당부의 말씀일 뿐입니다. 패 사이를 실제로 벌려놓게 되면 당신이 버린 패를 보지 않고서도 고수들은 당신의 패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사용하지 않는 패

 모두가 패를 가져가고 나면, 패를 떼어 놓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오른쪽 방향에서, 즉 패를 가져가는 순서대로라면 제일 마지막에 가져가게 되는 곳에서 7줄 14장의 패를 따로 떼어놓습니다. 그 패는 "왕패"라고 불리고, 원칙적으로는 아무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또 거기에서 왼쪽에서 세 번째 줄의 위에 있는 패를 뒤집어서 공개합니다. 이렇게 공개한 패는 그 게임에서 사용하는 보너스 패를 나타냅니다. 보너스 패의 의미에 대해서는 지금은 신경 쓸 필요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왕패에 대한 예시입니다.

준비 과정 마무리

 그 판의 첫 라운드, 그러니까 마작 용어로는 첫 국(局)에서는 그 외에 준비할 것이 더 있습니다. 첫째로, 점수봉을 25000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는 10000점 1개, 5000점 2개, 1000점 4개,100점 10개를 각자 놓음으로써 끝납니다.

100점 10개는 500점 1개와 100점 5개로 대체되는 수도 있습니다. 500점봉의 모양은... 치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둘째로, 첫 국의 부모, 즉 위에서 말한 기가는 자기 앞에 본가 표식을 "동"이 보이도록 놓습니다. (이건 앞에서 설명했죠?)

게임 시작

 헥헥... 이제 게임을 시작할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부모가 패를 가져오다 만 곳에서 다시 한 장의 패를 가져옴으로써 국이 시작됩니다.

위 상황에서 이어지는 예시입니다.

 이렇게 패를 가져오는 행위는 "쯔모"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많이 쓰일 용어이니 이 정도는 외워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패를 쯔모한 다음에는 패를 쯔모한 사람이 자신의 패 중에서 제일 필요 없을 것 같은 패를 버림으로써 차례를 아랫집에게 넘깁니다. 이 때 패를 버리는 위치는 패산 안쪽의 자기 쪽의 공간으로 해 둡시다.

찍는 과정에서 미스가 있어서 조금 대면 쪽에 모든 공간이 치우치게 되었습니다 ㅠㅠ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세요.

 만약 게임이 계속 진행되면서 자신의 버림패가 여섯 장을 넘었다면, 그 아랫줄에 새 버림패를 놓습니다. 그 줄도 꽉 찼다면 다시 그 아랫줄에.

이런 식으로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 사람이 버렸다면 그 다음 사람이 쯔모합니다. 이하 생략. 이렇게 진행되던 게임은 누군가 게임을 종료시킬 때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게임 종료

사실 이런 기분인거 다 압니다.
(원출처 불명, 1차출처: http://mythxim.tistory.com/8)

 "벌써 끝을 알아본다고요?"라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군요. 방금까지 게임의 시작을 알아보더니 게임의 진행 과정이 아니라 끝을 알아보다니? 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합니다. 마작의 목표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보드 게임과 같이 자신이 이기는 것이고, 중간 과정은 이기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 결국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 지부터 알아보기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일단 게임 목표를 알아야 합니다
(출처: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 중. 샤프트 제작, 우로부치 겐 각본, 아오키 우메 원안.)

게임을 끝내는 조건

 마작에서 게임을 끝내는 조건은 심플하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누군가가 패를 가져올 차례이나 패산에 남은 패가 왕패뿐이다. 왕패는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는 패이므로, 쯔모해야 하는데 왕패밖에 남지 않았다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것입니다.
  2. 룰에 지정된 조건을 만족시켜 게임이 결판이 나지 않은 채로 끝난다.
  3. 자기 차례에 패를 버리는 대신 이길 수 있는 패를 만들었다고 선언하고 패를 공개한다.

 이 중 2번은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황당한 조건들이 많아서 지금 다루기엔 머리가 깨지거든요. 남은 것은 1번과 3번인데, 일단은 내용은 길지언정 게임에서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설명하기도 간단한 3번을 먼저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배경 지식을 먼저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3장의 배패와 받아오는 1장의 패, 그리고 게임 목표

 "패 나눠주기" 때 이야기했지만, 마작에서 한 사람이 사용하는 패는 기본적으로는 13장입니다. 각 사람은 자기 차례마다 한 장을 쯔모하긴 하지만 한 장을 버리게 되니까, 결과적으로는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13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자기 차례에는 일시적으로 패가 14장이 되고, 게임을 이길 수 있는 경우는 이렇게 패가 14장이 되었을 때밖에 없습니다. 즉 마작은 기본적으로 13+1장의 패를 이용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열세 장의 기본 상태로부터 한 장을 추가한 뒤의 이야기

 그럼 이 열네 장의 패를 가지고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걸까요? 14는 다시 3+3+3+3+2로 쪼갤 수 있습니다.3 즉 3장짜리 묶음 네 개와 2장짜리 묶음 하나가 모이면 최종적으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3장짜리 묶음은 "몸통"이라 하고, 2장짜리 묶음은 "머리"라고 합니다. 즉 마작은 최종적으로 몸통 4개와 머리 1개를 만들어서 이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용의 몸통 네 조각과 머리를 모은다고 생각하면 편할 겁니다.

용이여, 적들을 삼켜라!

 물론 아무 패나 묶어놓고 머리다, 몸통이다 하고 우길 수는 없습니다. 규칙으로 머리에 적합한 형태 한 가지와 몸통으로 적합한 형태들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머리의 형태: 뚜이쯔

 패를 두 장 모은 머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형태는 "뚜이쯔"입니다. 뚜이쯔를 만드는 방법은 심플합니다. 그냥 같은 패를 두 장 모으면 그게 뚜이쯔입니다.

  • 이렇게 모으시면 뚜이쯔가 인정됩니다.
  • 수패로도 인정됩니다.
  • 당연히 이런 뚜이쯔는 세상에 없습니다.
  • 이렇게 모으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역시 뚜이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몸통의 형태 I: 슌쯔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기서 말씀드리는 몸통의 형태 두 가지는 모두 합쳐 "먼쯔"라고 불립니다. 먼쯔 중에 슌쯔는 같은 종류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수패 세 장을 모았을 때 성립합니다.

  • 이렇게 모으시면 슌쯔가 인정됩니다.
  • 포커에서는 백 스트레이트를 인정해서 A를 1로도 14로도 취급할 수 있지만, 마작에서는 1은 1이고 9는 9입니다. 이렇게 돌아 나오는 슌쯔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 슌쯔는 한 종류의 수패로 만들어야 합니다.
  • 아무리 등차수열이라지만 이렇게 간격을 두면 슌쯔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연속해야 합니다.
  • 뭔가 있어 보이지만 슌쯔는 자패에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 이렇게 모으셨다면, 몸통은 원칙적으로 3장의 패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6통이나 9통을 버리고 789의 슌쯔나 678의 슌쯔로 확정하든지, 그 둘 중 하나를 추가로 받아와서 두 장이 있는 쪽은 뚜이쯔로 돌려야 합니다. 뒤에서 나올 용어를 미리 언급하여 설명하자면, 슌쯔는 커쯔에 있어서의 캉쯔처럼 네 장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없습니다.

몸통의 형태 II: 커쯔

커쯔는 정확히 같은 패를 세 장을 모았을 때 성립합니다. 뚜이쯔만큼이나 심플하죠.

  • 커쯔가 인정됩니다.
  • 커쯔는 당연히 자패로도 가능합니다.

캉쯔...?

 슌쯔 편에서 몸통은 원칙적으로 3장의 패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드렸는데, 커쯔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굳이 그것을 거론하지 않은 이유는, 운 좋게 같은 패를 네 장을 모두 모았다면, 그러니까 그 판에 존재하는 그 패를 다 모았다면, 그것을 쓸 수 있는 구제책이 게임 내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남에게 공개되는 대신 네 장짜리 몸통을 하나의 커쯔처럼 쓰면서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캉쯔"입니다. 하지만 일단은 "이런 것도 나중에 배우는구나" 하고 생각해 주시고, 지금은 그냥 네 번째 동을 버려 주세요.

이겼다!

 자기 차례에 패를 쯔모했을 때 슌쯔와 커쯔를 도합 네 개 모으고, 뚜이쯔를 하나 모았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제 이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겼다고 어떻게 말해야 잘 말했다고 소문이 날까?

 아무리 패가 분간이 안 되더라도 이 경우에는 쯔모패를 손패에 합쳐놓지 마시고 그대로 떨어뜨려 놓으세요. 그 뒤, 쯔모한 패로 이겼다는 뜻으로 "쯔모"라고 외치면서 쯔모패를 앞면이 보이게 내려놓은 뒤, 자기 몫의 손패를 앞으로 엎어 모든 상대에게 보이도록 공개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모르시겠다면 위에 나온 모 애니메이션4 장면처럼 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저런 식으로 작탁에서 공포 분위기를 연출한다든가 마법을 쓸 필요는 없지만 말입니다. 그 뒤에 부르는 "6000, 3000"은 지금은 신경쓰지 않도록 합시다. 각 사람에게 얻어올 점수를 뜻합니다. 같이 마작을 치는 사람들 중 고수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점수는 계산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운수 좋은 날

 물론 매 게임에서 운수가 좋을 수는 없습니다. 마작을 치다보면 남이 나서 자신의 소중한 점수를 빼앗기는 일도 다반사고, 심지어는 아무도 나지 못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완성이 눈앞인데 왜 쯔모하질 못하니 왜 쯔모하질 못하니
(그림에 출처 명시되어 있음)

 그 게임에서 아무도 나지 못한 채로 왕패를 제외한 모든 패를 다 썼다면, 그 국은 결판이 나지 않은 채로 끝납니다. 이것을 유국(流局)이라고 합니다. 국이 그냥 아무 일 없이 흘러가 버렸다는 뜻이죠. 그런데 사실 유국 상황이 일어났다고 진짜로 아무 일 없이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국이 끝나면, 완성을 눈 앞에 두었으나 완성하지 못한 아까운 사람들에게는 완성하지 못하고 국이 마감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소정의 점수를 줍니다. 구체적으로는, 몇 종류가 됐건 상관 없이 한 장의 패가 들어오면 이길 수 있었던 상태를 "텐파이" (聴牌-들을 청(聽[한국], 聴[일본]), 牌를 사용하여 "청패"-패의 소리를 듣다)라고 하는데, 부모부터 시작해서 패를 쯔모하는 순서와 똑같은 순서대로 각각 텐파이였을 경우 "텐파이"라고 외치고 손패를 공개하거나 "노텐 (No 텐파이의 준말)"이라고 외치고 손패를 그냥 뒷면으로 덮어둡니다.

 예를 들어, 유국이 되었을 때 자신의 손패가 위와 같은 상태였다면, 만약 한 장이 있었다면 쯔모를 외치면서 이길 수 있었지만, 끝내 자신에게 들어오지 않았죠. 그러므로 "텐파이"를 외치면서 손패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자신의 손패를 숨기기 위해 "노텐"을 외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텐파이였음을 공개하면, 텐파이가 아니었던 사람들, 즉 "노텐"을 외친 사람들에게서 점수가 빠져나가서 텐파이였던 사람에게 갑니다. 주고 받는 점수는 합쳐서 3000점입니다. 즉,

  • 노텐 세 명에 텐파이 한 명이면 세 명이 1000점씩 모아서 한 명에게 줍니다.
  • 노텐 두 명에 텐파이도 두 명이면 각각 1500점씩을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주면 됩니다. 물론 서로 다른 사람에게.
  • 노텐 한 명에 텐파이 세 명이면 그 한 사람이 세 사람에게 1000점씩 줍니다.
  • 전원 노텐이거나 전원 텐파이이면 이 때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 받을 사람이 없고, 후자의 경우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누가 이겼든, 아니면 아무도 이기지 못했든, 한 국이 정말로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뭘 버릴까

 마작에서는 패를 열 세장을 받아서 한 장을 쯔모하고 한 장을 버리는 것의 연속으로 게임이 진행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패를 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을 건너뛰고 종료 조건에 대해 말씀을 먼저 드렸으니 조금 황당하셨을 분도 계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버려야 하는 패는 오히려 종료 조건으로 인해서 더 명확해지게 됩니다. 가져온 패와 짝을 맞춰 본 뒤, 그것으로 몸통을 만들 수 있을 지 조합해보고, 패에서 제일 쓸모없는 것을 버리면 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패산을 쌓는 것처럼 그림을 이용해서 설명해 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무엇을 버려야 하는 지에 대한 지식은 나중에 배워야 할 것들과 직결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 기회가 될 때까지 말을 아껴 두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라 잠깐, 끝났다면서요? 이사람들 왜 패산을 다시 쌓아요?"

 네. 마작은 한 국을 쳤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야구로 치면 겨우 1이닝 쳤을 뿐입니다. 그러니 다음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다음 시간에는 한 국의 진행뿐만이 아니라, 한 "게임"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아직도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외운 방법을 다시 말씀드리자면,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풍을 각각 대입해 보시면 됩니다. (돌아가기)
  2. 전문용어로는 "암패"라고 합니다. (돌아가기)
  3. 2*7로 생각하는게 더 합리적이지 않냐고요? 예리하시군요. 그렇게 완성하는 형태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칠대자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극단적으로는 전혀 뭉치지 않는 13종류의 패와 한 장 더, 그러니까 그야말로 13+1장의 패만 가지고 완성하는 형태도 존재합니다. (십삼요, 혹은 국사무쌍이라고 하며, 완성하면 정말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칠대자와 국사무쌍에 대한 설명은 기본적인 룰을 모두 이해하고 나서 해도 무방하므로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돌아가기)
  4. 咲-Saki- 중. 픽쳐 매직 제작, 코바야시 리츠 원작. (돌아가기)

[아를과 마작 배우기] 2. 이 패는 무엇인고 마작

※ 이 글은 2012년 중순에 티스토리에 썼던 글을 옮겨와, 일부 표현 등을 현재에 맞게 수정한 것입니다. 4편까지는 이전에 티스토리에 연재했던 부분이고, 조만간 5편 연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택배 왔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시간에 했던 이야기를 요약하고 시작해야겠지만, 사실 지난 시간에 거의 쓴 내용이 없었던 고로, 바로 본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만일 지난 시간에 마작패를 직접 손에 넣으셨다면, 떨리는 마음에 그것을 열어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열고 나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걸 가지고 뭘 어쩌라는 거지?
(출처: 그냥 제가 가지고 잇는 마작패를 찍은 겁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시간에 마작을 하려면 마작패가 필요하다고만 말씀드렸지, 마작패의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단지 설명하려면 조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설명을 본편으로 남겨놓은 것 뿐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믿어 주세요.

일단 마작패의 구성요소를 설명하기 전에 구성요소를 전부 해체(?)해 봅시다.

난잡하다


 네. 늘어놓으니까 더 정신이 없습니다. 게다가 보아하니 패가 아닌 것들까지 모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군요. 모두 다 한 번에 설명하려면 복잡하니, 일단 이 글을 시작한 목적-패의 설명부터 먼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각각의 패의 설명

 일단 짐작하셨다시피, 위에 보이는 이 녀석들이 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것들이 필요 없는 것들은 아니지만요. 마작의 패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 분류는 바로 수패, 자패, 옵션 패입니다. 뭐가 뭔지 모르시겠다고요? 걱정 마세요. 종류에 따라 색을 붙여 놨으니까요.

  • 빨간색으로 표시한 패는 수패입니다. 숫자를 나타냅니다.
  • 파란색으로 표시한 패는 자패입니다. 글자를 나타냅니다만, 글자 같지 않은 것(?)도 끼어 있는데, 그 이유는 후술합니다.
  • 연두색으로 표시한 패는 옵션 패입니다. 게임에 우연성의 요소를 추가할 때 쓰이는 패들입니다.

수패

 이 녀석들이 위에서 말한 수패입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이 수패도 세 종류로 나뉘어 있음을 직감하실 것입니다. 그에 맞춰서 위 사진에서는 수패를 색으로 세 종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 빨간색으로 표시한 패는 만자 수패, 혹은 만수패라고 합니다. 이 패는 위에는 각 수에 해당하는 한자를 써 놓고 밑에는 일만 만(萬) 자를 써 놓은 패입니다. 각 숫자에 대응하는 만수패는 각각 x만(x는 해당하는 숫자)이라고 읽습니다.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각각 1만, 2만, 3만, 4만, 5만, 6만, 7만, 8만, 9만이라 읽습니다. 한자를 모르시는 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순서대로 외우시는 수밖에...
  • 파란색으로 표시한 패는 통자 수패, 혹은 통수패라고 합니다. 둥글게 생긴 바퀴 같은 것...이 아니라 사실 엽전이 나타내고자 하는 숫자의 개수만큼 그려져 있습니다. 각 숫자에 대응하는 만수패는 각각 x통이라고 읽습니다.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각각 1통, 2통, 3통, 4통, 5통, 6통, 7통, 8통, 9통이라 읽습니다. 꽤 직관적으로 생겼죠?
  • 연두색으로 표시한 패는 삭자 수패, 혹은 삭수패라고 합니다. 대나무 막대가 나타나는 숫자의 개수만큼 그려져 있습니다. 각 숫자에 대응하는 삭수패는 각각 x삭이라고 읽습니다.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각각 1삭, 2삭, 3삭, 4삭, 5삭, 6삭, 7삭, 8삭, 9삭이라 읽습니다. 맨 왼쪽을 제외하면, 다소 알아볼 만 하군요. 다만 8삭은 6삭과의 구분을 위해 굳이 저렇게 M자로 우겨넣어져 있습니다.

    넌 뭐 하는 녀석이냐...

    맨 왼쪽 녀석은 사실 위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소싯적의 저와 같이 자패나 쓸모 없는 패로 착각해서 버리고 "1삭은 언제 나오지?" 하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이 녀석은 대나무가 아니라 공작을 그려넣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꽤 공을 들여서 무늬를 그려넣는다고 하죠.

 이 수패들이 왜 하필 저런 상징들을 쓰는 지 뜬금없으실 분들도 계실 지 모르겠는데, 이 녀석들은 사실 통수패가 엽전이 그려져 있다고 말씀드린 것과 같이, 원래는 모두 돈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 만수패는 만이 "일만 만"인 데서 알 수 있듯이 만 단위로 큰 돈을 세던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 통수패는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엽전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 삭수패는 지금은 대나무와 공작을 쓰고 있습니다만, 원래는 동아줄로 엽전을 꿰어 놓은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서 지금은 대나무가 된 것이고, 이와는 별개로 1삭은 너무 모양이 간결해서 공작으로 바뀐 것이지요.

 돈이라 생각하니 의욕이 조금 오르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만수패>삭수패>통수패의 가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또 아니며, 또 큰 수패가 작은 수패보다 딱히 좋은 것은 아니니까 그걸 가지고 걱정하지 마세요.

자패

 이번에는 글자가 새겨진 패들, 즉 자패를 다루겠습니다.

이 녀석들이 바로 자패입니다. (오른쪽의 옵션 패들은 빼 두었습니다.) 자패는 다시 두 종류로 나뉘는데, 그에 맞춰서 각각 위 그림에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 풍패는 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해둔 패들입니다. 이 패들에는 해당하는 동서남북의 방위가 적혀 있으며, 그 방위를 그대로 읽은 것이 그 패의 이름입니다.
    혹시 한자를 모르신다면, 은 "동", 은 "남", 는 "서", 은 "북"입니다. 순서는 동→남→서→북(→동→…) 순입니다. 마작에서는 순서가 동서남북이 아니라 동남서북인 데 유의하세요. 이유는 나도 몰라. 중국사람들이 그렇다는데 거기에 따라야죠 뭐.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라.
  • 삼원패는 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해둔 패들입니다. 아무 것도 써 있지 않은 패()는 (白), 發(쏠 발)이 녹색이나 검은색으로 써 있는 패()는 , 中(가운데 중)이 써 있는 패()는 이라 읽습니다. 왜 다른 패는 각각 글자가 써 있는데 백패는 아무 것도 없냐고요? 이유는 나도 몰라. 그냥 흰 색으로 백이라고 써있다, 근데 착한 사람한테만 보인다고 생각하고 써 주세요. 중국에서는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으면 허전하니까 백패에 큰 사각형을 하나 그려넣기도 합니다. 순서는 백→발→중(→백→…) 순입니다.

 여담이지만, 풍패의 "풍"은 "바람 풍(風)"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 녀석들은 각 방위가 아니라 정확히는 각 방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가리키는 것이죠. 풍패의 동남서북이 정 외워지지 않는 분이라면 계절풍의 방향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봄에는 적당히 따뜻한 동풍, 여름에는 더운 남풍, 가을에는 적당히 서늘한 서풍, 겨울에는 아주 싸늘한 북풍. 이런 식이죠. 제가 이렇게 외웠었습니다.)

 한편, 삼원패의 삼원(三元)은 여러 가지 뜻이 있겠습니다만, 주목할만한 뜻 두 개는 "세상의 시작, 중간, 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뜻과 "과거 시험의 세 가지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사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자로 해석하면 시작(뻗어나가다)의 "발", 중간의 "중", 끝나고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세계의 "백"이 딱 맞아떨어집니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제가 "삼원"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유추해 본 해석입니다.

옵션 패

 마지막으로 소개할 패는 옵션 패들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마작패에 존재하는 옵션 패는 화패와 적도라패입니다. 또한 저의 패나 대부분의 동양 마작패에는 없지만 서양 마작에서 간간이 쓰이는 "조커"도 있습니다.

  • 화패입니다. 중국 마작에서는 버리면 추가 점수를 얻고 다시 패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일본 마작 룰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 적도라패입니다. 잘 보시면 왼쪽부터 5만, 5통, 5통, 5삭과 똑같이 생겼으나 빨갛게 도색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쓸 경우 같은 종류의 수패를 각각 그만큼씩 빼게 되니까 결론적으로 이 패를 쓰더라도 전체 패의 장수는 똑같습니다. 이 녀석에 관련된 룰은 한참 뒤에 설명하게 될테니, 일단은 이 녀석도 같은 5라고 생각해 주세요.

인터넷 어딘가에서 퍼왔습니다. 정말 조커는 저렇게 생긴 걸까요?
(출처: http://www.sloperama.com/mjfaq/mjfaq7t.htm)

  • 조커입니다. 물론 모든 조커가 이렇게 생긴 것은 아닙니다. 조커가 항상 그렇듯이, 어떤 패로든 둔갑할 수 있습니다. 5만이 필요하면 5만으로, 백이 필요하면 백으로. 물론 동양 마작에서 도입했다가는 룰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대개는 쓰지 않습니다.

 이 녀석들은 배우는 단계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도라패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쓸 수도 있으니 일단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같은 5라고 알아두세요.

패 이외의 구성품: 게임을 보조하는 도구

 자, 이제 패를 설명하느라 무시당한 이 녀석들을 다룰 차례입니다.

점수봉

 이 녀석들은 현재 자신의 점수를 표시하는 점수봉입니다.

조금 어려우시다면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이순신 장군으로 대치하고 봅시다

 점수봉을 점수 크기 순으로 하나씩 뽑아서 나열해 보았습니다. 왼쪽부터 10,000점, 5,000점, 1,000점, 100점을 나타냅니다. 간혹 편의상 500점을 나타내는 봉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보통 도색이 다른 100점봉을 씁니다. 점수의 배분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다루겠습니다.

주사위

작습니다

 자리를 정하거나 패를 가져갈 위치를 정할 때 주사위를 쓰기도 합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마작패 세트에도 대개 주사위가 들어 있습니다. 마작에서는 주사위 조작을 어렵게 하기 위해 작은 주사위를 주로 씁니다.

본가 표시 마커

 게임의 진행 상황을 표시해주고, 또 제일 먼저 게임을 시작한 사람을 나타내주는 표식입니다. 나중에 게임의 흐름을 설명할 때 같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칩...?

너↑이름↓이↑뭐↓니↑ 내 자산 맡길↓ 수↑ 있겠↓니↑

 이것을 마작에서 쓸 일이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군요.

기타 팬시 상품

간지 흑패

 딱히 마작에서 쓰이지는 않습니다. 저의 패에는 꽤 비싼 편인 "흑패"의 형상을 본따 만든... 아니 어쩌면 진짜 자사에서 만드는 흑패에 구멍을 뚫어 만들었을지도 모를 열쇠고리가 들어 있었군요.

정리 시간, 패의 수

 헥헥... 딱히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왠지 기합 넣고 많이 쓴 듯한 기분이네요.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숫자가 그려진 패는 수패이며, 그 종류에는 숫자와 함께 일만 만(萬)자가 써 있는 만수패, 엽전 모양이 그려진 통수패, 그리고 대나무 혹은 공작으로 표현되는 삭수패가 있다.
  • 글자가 써 있는 패는 자패이며, 그 종류에는 , , , 의 순서대로 '바람'을 상징하는 풍패(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음), (녹색이나 흑색의 ), (빨간색의 )의 순서대로 나열되는 삼원패가 있다.
  • 그 외에도 옵션 패가 존재한다. 이는 게임에 우연성을 부가하기 위해 쓰이며, 그 종류에는 국표마장의 화패, 일본마작의 적도라, 서양마작의 조커가 있다. 적도라는 수패 중 5의 각 종류를 대신하는 패로, 가지고 있으면 보너스가 있지만 그 외에는 보통의 5와 똑같다.
  • 마작패 세트에는 패 이외에도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점수봉, 주사위, 본가 표시 마커 등이 있다. 다른 부가적인 것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세 가지는 게임 진행에 꼭 필요하므로 챙겨 둘 것.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요, 마작 패의 총 장수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마작패에 정확히 똑같은 패는 네 장씩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일본 마작을 하기 위해 필요한 패의 매수는,

  • 만수패, 통수패, 삭수패 각각의 수패는 1부터 9까지가 각각 4장씩 있어, 각 수패당 총 9×4=36장이고, 모든 수패를 합치면 총 36×3=108장입니다.
  • 자패는 4종류의 풍패와 삼원패를 합쳐서 모두 7종류이며, 이 일곱 종류의 패가 각각 4장씩 있어 합치면 총 7×4=28장입니다.
  • 이 두 종류의 패를 합치면 일본 마작에서 쓰이는 패는 총 108+28=136장입니다. 적도라는 사용할 경우 기존에 있던 5를 빼고 집어넣으므로 여기에서 세지 않습니다.

 이렇게 만수, 통수, 삭수, 자패를 모두 합친 136장 중에서 한 장이라도 빠지면 큰일납니다. 또한, 한국 마작 패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 마작에서는 삭수를 아예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삭수가 게임 진행에서 꼭 필요한 일본 마작에서 한국 패를 사용했다가는 큰일이 나게 되는 거죠.

 이제 패를 게임을 진짜 시작할 때까지 잘 모셔두도록 합시다.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무슨 패가 무엇인지도 확인하였으니, 일단 마작이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 게임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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